이학영 “국가는 전폭적 지원…기업은 세계 선도역량 키워야” [상임위원장에 듣는다-이학영 산자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정부엔 ‘과감한 기업 지원’을, 기업엔 ‘공정시스템’에 바탕한 신산업 주력 분야에의 집중을 주문했다.

과거 정무위원회에서 ‘기업의 저승사자’라고 불렸던 만큼 기업에는 낡은 제도에 기대지 말고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국가의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도 역설했다.

21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해 ‘중진’ 반열에 오른 이 위원장은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그동안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에 집중했다. 이 위원장은 19대·20대 국회에서 연이어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21대엔 산자위원장을 맡았다. ‘규제’에서 ‘지원’ 우선의 부문으로 역할이 바뀐 셈이다.

이 위원장을 ‘무역의 날’이었던 8일 국회에서 만나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 오랜 기간 활동한 정무위의 경우 기업 입장에선 ‘규제’ 중심이고 위원장을 맡은 산자위는 ‘지원’ 중심이다.

▶지금은 과거처럼 특혜로 기업이 성장하는 시대가 아니다. 4차 산업으로의 재편이 급속하게 이뤄지는 때다. 대한민국이 신성장 사업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라는 말이다.

기업에만 맡겨둬서는 힘이 부족하다. 정부가 과감한 정책으로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연구개발·창업·간접 금융지원 등을 대대적으로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같이 (내수가) 작은 규모의 시장경제 나라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혁신산업을 보유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들면, 수소경제·인공지능·바이오헬스·로봇 산업 등에 아낌없이 지원하는 것이 국가의 몫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있다면 적절히 견제하고, 자유롭게 벤처기업들이 성장하고 경쟁하는 시스템과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재계에선 경제 3법에 대한 우려가 많다. 주주자본주의를 침해하고 해외투기자본의 공격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제 3법의 취지는 기업 경영을 민주적으로 개방하자는 것이다. 물론, 외국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가 들어올 수 있다. 이는 극히 제한적 사례다. 논의 끝에 정부 입법안에서 한발 물러나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출에 한해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개별적으로 3%를 각각 부여하자는 수정안이 나왔다. 이대로면 기업도 많이 양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경제 3법은 가보지 않은 길이다. 가보고 나서 위험하면 그때 재논의해도 된다.

-중소기업들은 내년부터 주52시간제 시행으로 걱정이 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지만 세계에서 대한민국은 노동시간이 긴 국가로 꼽히고 있다. 앞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선진국형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탄력근로제와 연동돼 있는데, 당에서 적절히 조율할 것이다. 복잡한 문제다. (주52시간제 틀 안에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로서 경영계가 요구해왔던 탄력근로제는 9일 본회의에 통과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고는 무방비하게 많이 나고 있다. 인명피해는 큰데 현재 기업들이 이로 인해 큰 피해를 보지 않는다. 사람이건 기업이건 손해가 없으면 과감하게 투자하거나 통제를 하지 않는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경우 세게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당에서 추진했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만으론 부족하다고 본다.

– 산자위의 가장 큰 쟁점이 ‘월성 1호기 원전’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먼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자체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

▶탈원전 정책에 관해 찬반양론은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세계는 탈원전으로 가고 있고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월성1호기의 경우 안전성 문제로 유지보다 폐기하는 것이 더 낫다고 이미 17년도에 법원에서 판결을 내린 사안이다. 문 정부에선 대선 공약을 지킴과 동시에 원자력안전위원회 결정을 최종적으로 따른 것이다. 세계적 추세와 맞는 방향으로 잘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경제성평가 조작 및 외압 논란이 있는데, 처음부터 대범하게 국정과제,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정리하고 갔으면 좋았을 뻔 했다.

– 산자위에선 ‘동남권 신공항’ 건설 관련 논란이 거셌다. 정치 논리가 개입됐다는 말도 나오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여당 소속이어서가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가는 물류 남방 기지가 필요한 때다. 이미 인천공항도 확장하지 않으면 물류가 넘친다는 말도 있다. 직접 가보니 가덕도가 내해하고 인접한 반도 끝으로 돼 있다. 육지에 붙어 있고 공항에서 바로 물류 싣고 나갈 여건이 된다고 본다.

– 대표 발의한 상생협력법 개정안을 설명해 달라.

▶ 대기업과의 소송 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중소기업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소비자단체의 오래된 요구다. 불공정 거래에 대한 과징금을 실제 피해를 보는 기업들에 지원하자는 내용이다.

– 산업부 예산이 대폭 증액됐다. 탄소중립·신재생에너지, 소재·부품·장비 육성, 3대 신산업(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이 핵심인 듯 하다.

▶당장 주목할 것 중의 하나가 수소차 충전소 설치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원해서 에너지 전환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지금 미래차를 두고 세계에서 누가 먼저 선두주자가 될 것인지 결정적인 시기다.

정리=김용재 기자

Author: leehac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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